어느 날 내 명을 갈아 네 삶에 각주를 달았다 흐느낌에 젖어 흔들리는 문장들에 마침표를 찍었다 네게 걷는 모든 걸음들이 문장부호가 되어 천지로 뻗었다 페이지가 넘어가면 네 낯에 서린 그늘이 사라질까
그러니까 너는 온전한 나의 사랑이었다 편지의 주인은 뮤즈는 그저 단 한 칸의 원고지.
그리움이란 천정에 비추인 물결의 반사광 같아서 손 뻗어 잡기에는 어려운 것. 섧음이란 명치께에 걸린 슬픔이 내려가지 않는 것. 그것들로 빚어진 우울이란 시커먼 강 속으로 침수하는 것. 물결 위로 일렁이며 빛나는 色들을 등지고 가라앉는 것. 어떠한 탄생이란 그 침수를 박차고 다시 살아내는 것. 폭발로 하여금 새로이 뱉어내는 것. 왈칵 터져나온 숨을 다시 줍는...
거기 있었지. 너는. 일렁이는 내 그림자 뒤에. 꺼진 초에서 피어나는 연기 속에. 엎질러진 잉크를 닦는 내 손의 주름 사이에. 부러진 연필 언저리에 남은 날카로움에. 아슬아슬하게. 존재하고 있었지. 너는. 그때 알게 되었지. 우리는 결코 닿을 수 없다는 걸.
짧게 줄인 감정의 유서.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까. 서간을 봉한 눈물이 다 마르는 동안을. 떨어진 노을이 사그라드는 시간을. 봉투의 겉면에 이름이 새겨지는 동안을. 겨울의 마지막 숨을 들이켜는 계절에 디딘 걸음을. 우체통 속으로 편지가 떨어지는 소리를.
받은 글 독자님의 아홉번째 서간 직전 도중에 각자 소유한 서간- (기억속에 남은 떠나보낸 추억-과 같은 소중한 마음들)들을 회상하게 되어 이렇게 갑작스레 근 1년이 다 되어가는 이때에 능청스러운듯이 펜을 드는 것을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간을 쓰고 싶은 어느 날에 편지를 부칠 이가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외롭고 슬픈 일이더군요. 그간 다망함을 여러 ...
근래에는 삶을 향해 자꾸만 떠밀리는 기분이다. 내게 향하라고 하신 길은 죽음에 보다 가깝고 어둡고 칙칙한 것임에도 삶은 한여름의 아침햇살처럼 맹렬하게 찾아들었다. 2월 7일의 일기.
일 분을 넘지 못하는 분침과 초침의 경주. 외로이 떨어진 극한. 존재하는 것. 또는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 경계에서 허구 속으로.
사랑하느냐고 묻는 모든 순간들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모든 시간들에 기꺼이 너를 위해 울겠노라고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セメント에 부딪혀 조각나는 소리를 내내 그리워했노라고 @0317_khj /작별을 위한 눈물 오늘의 달은 뉘의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밤에 단어들이 복사꽃처럼 피어난 종이 위에서 마구잡이로 뒹굴던 것은 그저 작난이었던지 터져나온 잉크...
거울 저편의 겨울에는 따뜻한 햇살이 있을까. 소복하게 쌓인 눈 아래에 봄을 기다리는 생명이 숨죽이고 있을까. 차가운 표면에 어른거리는 숨결이 물방울이 되어 툭. 흘러내렸을 때 그 눈물은 이 편의 내게 묻는 너의 질문이었을까.
그의 편지와 원고가 오는 날이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쁨이 넘실거리었다. 암흑 같은 세상에 나의 그림자를 숨기고 오로지 그를 쫓아 달리었다. 옳다. 이 길은 나의 참된 길이요. 정도요. 속죄의 길이리라. 이토록 짧은 생을 마무리 지을 매듭이 분명했다. 답장을 보내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편지도 원고도 오지 아니하는 날이면 지천에 우울을 뚝뚝 흘리며 걸어다녔다....
애정한다. 편지를..... ----는 이를. 쓰는 ---42% 전하는--58% 밝은 낯이 점차 어두워지는 것을 모르는 척하였다. 편지를 건네는 손의 떨림이 멎었다가 다시 시작되던 것을. 자고 일어나면 손 끝에 묻어있던 잉크 자국들을. 흰 옷에 튄 얼룩들을. 고통스럽다. 이 원고의 끝을 모르는 것이-----33% 진실을 거부해야하는 이기심이---67% 천천히...
京城府 堅志洞 六十番地 明日日報 編輯室 七人會 所屬 小說家 金海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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